[나월봉의 상고대]
기록적인 겨울비가 내리고 난 다음날이기에 마음 구석에 걱정을 담고 출발한 북한산 나월봉능선 산행은 삼천사를 지나 계곡으로 접어 들면서 부터 기대 이상의 풍경을 보여주며 멋진 산행을 예고해 주었다.
나월봉에 다가 서면서 나타나는 상고대는 따듯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한상적인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으며 비로인해 다소 질퍽이지 않겠는가 하는 우려도 깨끗하게 날려 버리게 하는 오늘의 산행을 멋진 산행으로 기억될 것이다.
삼천사~나월능선~나월봉~남장대지~행궁터~비석거리~산성입구
삼천사에서 시작한다.
두터운 얼음 밑으로 제법 많은 수량의 물이 흐르고 머지않은 봄을 알린다.
나월능선으로
나월능선에 오르면 제일 먼저 우뚝 솟아 모습을 보이는 것은 증취봉이다. 오늘은 유난히 윤기가 흐르는 듯한 빛깔이 마치 살이 오른 듯하다. 증취봉 정상으로 상고대가 하얗게 보인다.
나월봉과 나한봉이다. 여기에서 보기에도 상고대가 장관이다. 낮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 간다는 예보가 있었기에 발걸음이 조급해진다.
얼었던 땅이 녹으며 수증기가 봄날 아지랭이처럼 피어 오르고 있다. 겨울철에 흔치 않은 현상일 듯하다. 나 역시 처음 목격하는 현상이다.
드디어 나월봉이다. 나월성채가 서리같은 상고대로 온통 덮혀 있다.
나월봉의 촛대바위가 차가운 바람에도 여전히 예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해의 방향과 바람의 길에 따라 바로 곁임에도 이렇게 차이를 만들어 놓고 있다.
명품소나무 한그루가 그 기상을 뽐내며 멀리 인간의 세상을 굽어 보고 있다.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바라 보고 있으며 또 무어라 말하고자 할 것인가...
나한봉 방향으로 가는 길에 상고대 터널이 만들어져 있다.
나월봉을 당겨본다. 언제 보아도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남장대지 가는 길에 상고대가 터널을 이루고 있다.
상고대 나무의 도열 속에 남장대지 방향으로 진행한다. 언제 또 다시 이런 장관을 이런 멋진 산행을 할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다소의 행운과 함께 때가 맞아야 볼 수 있는 장관이 아닐 수 없다.
남장대지다. 이 곳에 복원을 한다고 해도 장대를 올리기에는 터가 좁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나무가 마치 니스를 칠해 놓은 듯이 얼음이 얼어 번들거리고 가지에는 수정같은 고드름이 달려 있다.
낙엽이 얼음으로 뒤덮혀 밟으니 바삭바삭 부서진다.
오늘도 안전 산행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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