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풍속] 4.영등제
영등은 바람을 일으키는 신으로, 천계에 살고 있다가 2월 1일에 지상에 내려와서 20일에 다시 올라간다고 한다. 그러나 지역에 따라서 영등할머니는 딸 혹은 며느리를 데리고 2월 초하룻날에 내려 왔다가 3일, 15일 또는 20일에 하늘로 올라간다고 각기 다르게 믿고 있는데, 영등신앙은 주로 영남 지방과 제주도에 분포되어 있다. 영등할머니가 인간 세상에 내려올 때 딸을 데리고 오면 일기가 평탄하지만 며느리를 데리고 올 때에는 비바람이 몰아쳐 농가에 피해를 입힌다고 한다. 이는 인간관계에 있어 친정어머니와 딸은 의합하지만 며느리와 시어머니 사이는 불화와 갈등이 있는데 그에 비유해서 일기의 변화를 짐작한 결과이다. 일기가 불순하면 농작물이 피해를 입고 일기가 순조로우면 풍작을 바랄 수 있으니 영등 할머니는 바람과 농작의 풍흉과 관계 되는 농신(農神)의 성격을 가진다.
또한 영등할머니가 지상에 머물러 있는 동안은 거센 바람이 일어 난파선이 많이 생긴다고 한다. 그래서 어부들은 이 기간 동안은 출어를 삼가며 일을 쉰다. 이와 같이 영등할머니는 농신이자 풍신 (風神)이어서 바람을 몰고 오기 때문에 농촌이나 어촌에서는 풍재(風災)를 면하기 위해 영등할머니와 그 며느리에게 풍신제(風神祭)를 올리는데 이를 '바람 올린다'고 한다.
특히 바람이 심한 제주에서는 '영등제'를 지내는데 '영등할망'이라고 불리는 여신이 섬 주변의 해산물을 증식시켜 준다고 믿고 있다. 영등할머니가 인간세상에 있는 동안에는 금속(禁俗)이 있다.즉 영등할머니를 맞이하기 위하여 황토를 파다가 문 앞에 뿌려 신성하게 하며, 대나무에 오색헝겊을 달아 사립문에 매달고, 부정한 사람의 출입을 금하며, 창도 바르지 않고 고운 옷을 입는 것도 삼간다. 또 논밭 갈이는 물론, 땅을 다루거나 쌀을 집밖으로 내지 않는다. 한편 영등할머니가 하늘로 오르는 날 비가 오면 풍년이 들고, 조금 흐려도 길하다고 한다.
'생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열두띠이야기] 1.한국의 동물민속 (0) | 2023.03.10 |
---|---|
[2023년도 벚꽃 개화시기] (0) | 2023.03.08 |
[세시풍속] 3.머슴날 (0) | 2023.03.06 |
[세시풍속] 1.정월대보름 (0) | 2023.03.06 |
[세시풍속] 1.설 (0) | 2023.03.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