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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이야기

[열두띠이야기] 1.한국의 동물민속

by hwang706@hanmail.net 2023. 3. 10.

[열두띠이야기] 1.한국의 동물민속

 

 

인류는 선사시대부터 삶을 지키기 위한 원초적 본능으로 신앙미술을 창조했다. 바위그림 등이 그 초보적인 신앙미술이다. 신앙미술을 곧 여러 가지 의미가 부여된 동물상징으로 발전함으로써 생활문화와 사상, 관념, 종교 등을 표현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동물들은 원시시대 이래 인간에게 때로는 공포의 대상이 되는가 하면 먹거리가 되기도 했다. 그 힘은 노동력으로도 이용되어 인간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었다. 한반도에서도 바위그림이나 동굴벽화를 비롯해 토우, 토기, 고분벽화 등 에 수많은 종류의 동물들이 등장한다. 이 동물들에도 제각기 나타내고자 하는 의미와 상징이 숨겨져 있는 것은 물론이다. 청동기시대의 반구대 바위그림에는 고기잡이를 하는 어부들의 모습과 사냥 장면은 물론 사슴, 호랑이, 멧돼지, 소, 토끼, 족제비, 도마뱀, 고래, 물개, 바다거북, 새 등이 묘사되어 있다. 이 바위그림은 당시 사람들의 가장 중요한 생산 활동인 고기잡이와 사냥 그리고 그 대상이 된 동물들을 표현했다.

 

 

 

 

 

고구려 고분벽화에도 동물과 새 그림이 선사시대 바위그림 못지않게 자주 나타난다. 좌(左) 청룡(靑龍), 우(右) 백호(白虎), 남(南) 주작(朱雀), 북(北) 현무(玄武)의 사신(四神)이 제 모습을 갖추게 된다. 또한 상상의 동물인 봉황, 기린, 거북의 사령수(四靈獸) 모습도 나타나기 시작한다. 고구려는 북방에 위치한 까닭에 물짐승보다 날짐승과 뭍짐승이 많이 보인다. 새는 학, 꿩, 공작, 갈매기, 부엉이, 봉황, 닭 등으로 현실의 새도 있고 상상 속의 새도 등장한다. 동물로는 호랑이와 사슴, 멧돼지, 토끼, 여우, 곰 등 산짐승과 소, 말, 개 등 집짐승이 그려져 있다. 신라의 동물상징은 주로 토우(土偶)라 불리는 흙 인형에서 나타난다. 얼핏 살펴보아도 개, 말, 소, 물소, 돼지, 양, 사슴, 원숭이, 토끼, 호랑이, 거북, 용, 닭, 물고기, 게, 뱀, 개구리 등이 눈에 띈다. 십이지상(十二支像)은 통일신라 이래 근대까지 연면히 이어 온 우리 민족의 끈질긴 신앙과 사상의 산물이다. 중국의 영향을 받았지만 한편으로는 불교 조각과 교섭하면서, 강력한 호국(護國)의 방위신(方位神)으로 채택되어 우리나라의 왕과 귀족의 능묘(陵墓)에 조각 장식된 십이지상(十二支像)은 세계에서 독보적 존재로,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독자적인 양식과 형식을 전개해왔다. 백제 금동대향로에는 용과 봉황을 비롯하여 상상의 날짐승과 길짐승, 현실 세계에 실재하는 호랑이, 사슴, 코끼리, 원숭이 등 39마리의 동물상이 표현되어 있다. 또 연꽃 사이에는 두 신선과 수중 생물인 듯한 26마리의 동물이 보인다. 이 대향로에 등장하는 다양한 동물 가운데 특히 백제와 관련이 많은 곰, 남방계 동물인 원숭이와 코끼리, 백제 미술품에 처음 나타나는 기마상, 영매로서 영생과 재생의 상징인 사슴 등에 주목할 만하다.

 

 

 

 

고려시대에는 북방의 사신(四神)과 중국의 십이지가 무덤의 호석, 현실벽화(玄室壁畵), 석관(石棺) 등에 각각 배치되어 신라때 보다 매우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민화에서 많은 동물을 만날 수 있다. 민화는 일상적인 생활과 밀착되어 세시풍속과 같은 행사용으로 제작하거나, 집안 곳곳의 문, 벽장, 병풍, 벽 등을 장식하거나(치레그림), 여러 가지 나쁜 귀신을 막는 주술적인 성격의 액막이 그림[門排]으로도 그려졌다. 민화(民畵]의 소재로는 새, 동물, 물고기 등이 있다. 특히 늙지 않고 오래도록 장수하고자 하는 염원을 담은 십장생도(十長生圖)에도 거북, 사슴, 학 등의 동물이 들어 있다.

이처럼 우리는 바위그림, 고구려 벽화고분, 백제 금동대향로, 신라 토우, 통일신라 십이지상, 조선의 민화 십장생 등에서 여러 동물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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