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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이야기

[열두띠이야기] 8.한국인 생활 속 일부 12동물

by hwang706@hanmail.net 2023. 4. 17.

[열두띠이야기] 8.한국인 생활 속 일부 12동물

 

풍속으로 보는 12띠 동물

 

 

허공으로 던져진 윷이 엎치락뒤치락 떨어지면 말판에 윷들이 바삐 움직인다. 고단한 삶의 주름이 활짝 펴지는 작은 축제 윷놀이가 한창이다. 윷놀이의 도는 돼지, 개는 개, 걸은 양, 윷은 소, 모는 말을 뜻한다. 생활 곳곳에서 등장하는 동물들 그중에서 12지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와 만나고 있었을까. 전통축제와 세시풍속에 등장하는 열두 띠 동물들을 만나보자.

 

 

■ 영산쇠머리대기

   농사에 이용되던 소를 방목하면서 생긴 것으로 추측되는 소싸움은 남부지방에서 주로 행해지는 놀이이다. 자연에서 단련된 커다란 황소들이 서로 맞붙어 벌이는 소싸움. 통나무로 울타리를 친 원형경기장에 싸움소가 주인과 함께 등장하고 관중들의 시선이 집중되면 축제가 시작된다.

 

 

 

 

이마를 맞대고 노려보며 서로 밀고 밀리는 싸움. 경기장의 소와 관중들의 마음은 하나가 되고 결국 먼저 힘이 빠진 소가 머리를 돌리면 승부가 결정 난다. 영산쇠머리대기는 이런 소싸움을 형상화한 놀이이다.

영산쇠머리대기는 목우전, 나무쇠싸움, 나무소싸움으로도 부른다. 속설에 따르면 두 마리의 소가 마주 대는 형상에 영취산과 함박산이 있는데 이들 산 사이에는 살이 끼었다고 한다. 이들 산에 끼인 살을 풀어주기 위해서 영산쇠머리대기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영산쇠머리대기는 해마다 음력 정월 초순부터 준비해 대보름에 그 분위기가 절정에 이른다. 거주지를 중심으로 동과 서로 나뉘어 동쪽은 양이라 하여 남성, 서쪽은 음이라 하여 여성을 상징한다. 양편의 장군이 칼을 휘두르며 지휘를 하면 수많은 장정들이 나무소를 메고 진군을 한다. 농악대의 흥겨움이 절정에 다다르고 나무소는 서로 맞붙어 승부를 가린다. 싸움에서 이긴 마을에 풍년이 든다고 믿었던 영산쇠머리대기는 한 해를 시작하며 모든 이웃들이 모여서 풍요로움을 기원하는 축제다.

 

 

 

 

 용물 달기

   흥겨운 축제 속에 우리 옛 조상들은 생활에 대한 기원을 담곤 했는데 용물 달기에도 행운과 풍요, 평안을 바라는 사람들의 기원이 담겨있다. 용이 물을 달고 온다는 뜻의 용물 달기는 우물을 기르며 안녕을 기원하던 세시풍속에서 비롯되어왔다.

정월 대보름에 행해지는 이 놀이는 농사에 지친 이들을 위로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농사에 꼭 필요한 물을 다스리는 신으로 여겨진 용. 용을 통해 한 해의 풍년을 기원하던 이 행사는 다리 밟기로 그 절정을 이룬다.

 

 

 

 

 용연야범축제

   용이 살았다고 전해지는 연못. 제주 용연야범축제는 신비로운 풍경을 지닌 용연에서 벌어지는 축제이다. 제주 사람들은 비를 몰고 오는 용이 이 용연에 살고 있다고 믿어왔다.

가뭄에 비가 내리기를 바라는 기우제와 바다와 더불어 사는 어민들의 풍화제는 모두 용을 위한 잔치였다. 용의 신비를 그대로 담은 이곳의 경치는 예로부터 풍류를 즐기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수면에 비친 달빛 위에 배를 띄우고 그 안에서 자연과 하나 됨을 느꼈던 옛 선인들. 세시풍속이란 바로 그들이 자연 속에 삶을 담아낸 방식인 것이다.

 

 

 

 

 열두 동물과 세시풍속

   새해가 시작되면 모든 띠에 해당되는 첫 번째 날에는 각 동물의 특색에 따른 다양한 세시풍속이 있었다.

 

 

 

상자일은 새해 첫 번째 쥐날이다. 

이날은 자불문점(子不問占)이라 하여 점을 치지 않았고 농부들은 쥐를 없애기 위해 들로 나가 논과 밭두렁을 태우는데 이것이 바로 쥐불놀이이다.

 

새해 첫 번째 맞이하는 소날은 상축일이다. 

상축일은 소달기 날이라고도 부르는데 이날은 축불대관(丑不帶冠)이라 하여 관을 쓰는 일을 행하지 않고 혼인식도 하지 않았다. 이날에 혼인을 하면 흉사가 있거나 혼인이 불행해진다고 전해졌기 때문이다. 또 소에게는 일을 시키지 않고 쉬게 하며 나무와 콩을 삶아 먹여 살찌게 했다.

 

상인일은 새해 첫 번째 호랑이날이다. 

범날이라고도 부르는데 인불제사라 하여 이날은 제사를 지내지 않고 대신에게 빌지도 않았다. 이날에 남의 집에서 대소변을 보게 되면 그 집 식구 중에 호환을 만나게 된다고 전한다. 따라서 이날은 집에서 근신하고 짐승에 대한 악담도 삼갔다.

 

상묘일은 새해 첫 번째 토끼날이다. 

상묘일에는 묘불천정(卯不穿井)이라 하여 우물을 파지 않았다. 또 실을 잡거나 옷을 지으면 장수한다 하여 부녀자들은 실을 잡거나 옷을 지었고 베틀이 있으면 한번 씩 올라가서 베를 짜보는 풍습이 있었다.

 

새해 첫 번째 용날은 상진일이다. 

이날은 진불곡읍(辰不哭泣)이라 하여 울지 않았다. 용날 이른 새벽에 아낙들은 물동이를 이고 샘으로 물을 길러 갔다. 하늘에 사는 용이 새벽에 지상에 내려와 알을 낳는다는 것인데 이물을 길어다 밥을 지으면 그 해에 운이 좋아 풍년이 든다고 했다.

 

상사일은 새해 첫 뱀날이다. 

상사일은 사불원행(巳不遠行)이라 하여 먼 길을 떠나지 않았다. 상사일에는 빨래도 하지 않고 바느질도 하지 않았고 땔감을 옮기거나 집안에 들여 놓지도 않았다. 이는 뱀이 들어오는 것을 사전에 방지했던 풍습이다.

 

상오일은 새해 첫 말날이다. 

상오일에는 오불점개라 하여 지붕을 이지 않았다. 이날에는 말에게 제사를 지내고 상을 주어 말의 공로를 치하했다. 이날은 고사를 지내거나 장을 담그고 김장을 하기도 한다.

 

상미일은 양의 날이라 하였다. 

이날은 거의 무관심하게 보냈다. 미불복약(未不服藥)이라 하여 약을 먹어도 효력이 없다하여 먹지 않았고 그 외에는 좋은 날이라 하여 무슨 일을 해도 괜찮다 믿었다.

 

새해 첫 원숭이날은 상신일이다. 

상신일은 신불안상(申不安牀)이라 하여 남자가 여자보다 먼저 일어나 문 밖으로 나가고 비를 들어 부엌의 네 귀를 쓴 다음 다시 마당의 네 귀를 쓸었다. 이날은 일손을 쉬고 놀며 특히 칼질을 하면 손을 벤다 하여 삼갔다.

   

상유일은 새해 첫 닭의 날이다. 

이날은 부녀자들의 침선을 금한다.  유불회객(酉不會客)이라 하여 모임을 갖지 않으며 닭을 잡아먹지 않았다. 만일 이날 바느질을 하거나 길쌈을 하면 손이 닭의 발처럼 흉하게 된다고 했다.

 

상술일은 새해 첫 개의 날이다. 

이날은 술불홀구(戌不吃狗)라 하여 보신탕을 먹지 않았다. 이날 일을 하면 개가 텃밭에 가서 해를 준다 하여 일손을 쉬고 놀았다.

 

상해일은 새해 첫 번째 돼지의 날이다. 

상해일은 해불가취(亥不嫁翠)라 하여 결혼을 하지 않는 풍습이 있다. 바느질을 하면 손가락이 아리고 머리를 빗으면 풍증이 생긴다 해서 금했다.

 

 

 축제와 세시풍속에서 만나는 열두 띠 동물 12

    12지와 더불어 살며 12지속에서 생활의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기도 했던 우리의 선인들은 자연과 인간이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오늘 12지를 통해 우리에게 전해져 온 것은 자연과 더불어 살면서 자연에 대해 감사와 겸허의 마음으로 다가섰던 우리 조상들의 미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