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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이야기

[구천폭포와 칼바위]

by hwang706@hanmail.net 2024. 1. 15.

[구천폭포와 칼바위]

몸과 마음이 메마름 속에서 지쳐가던 한주를 보내고 오늘은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까로 몇번을 고민으로 뒤업다가 그래도 산을 찾기로 하고 북한산으로 나섰으나 뚜렸한 방향을 갖지는 못했다. 일단 가까이 4.19탑 방향으로 버스를 타고 가며 생각한다. 구천폭포를 거쳐 칼바위로 그리고 바로 칼바위지능선을 따라 냉골로 내려 오며 언젠가 산행기에서 본 하트바위를 찾아 보기로 결정한다. 

 

아카데미하우스~구천폭포~대동문~칼바위~지능선~영락기도원

 

4.19탑 위 백련사 가는 길의 입구에 둘레길 종합안내도가 있어 방향을 다시 한번 정하기 위해 살펴 본다.

 

구천폭포다. 여름철에 보았던 것과는 느낌이 조금 다르다. 계절은 많은 것을 변화시키는 것 같다.

 

구천폭포의 상단부의 모습이 궁금해 이동한다. 

뭔가 새로운 것을 발견하기 위해서 아니 그에 앞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 위해서 지불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변화에는 그를 가능하게 하는 움직임이 필요할 것이다. 그 움직에는 무엇이 얼마만큼 필요한 것일까?

최근 산행을 하지 않아서인지 다리의 움직임이 무겁고 벌써 뻐근함이 느껴진다.

 

구천폭포의 상단부 모습이다. 

여전히 멋과 위용을 가지고 있다. 역시 북한산의 제1폭포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다.

 

상단부가 얼음으로 덮혀 있다. 구천은폭이라는 글자가 희미하게 보인다.

 

다시 등로로 올라왔다. 넓직한 공터 건너로 흡사 탱크를 연상케 하는 모습의 바위가 자리하고 있다.

 

구천폭포 위에 자리한 작은 폭포다. 

이 폭포 역시 다른 곳에 있다면 그 멋을 뽐내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자연은 참으로 신비로운 모습들을 만들어 놓았다. 우리의 상상력을 동원하게 하고 그 속에서 즐거움과 신비로움을 느끼게 하고 기쁨과 찬탄에 더하여 마침내 경외로움을 갖게 한다.

 

길은 왠지 외길이어야 할 것 같고 그 길은 또 고독과 친숙할 듯하다.

 

고독은 어디에서 오는가?

두터워지는 얼음 속에서도 물은 소리도 우렁차게 흐름을 멈추지 않고 언제나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데 게으름 또한 없다.

 

세상은 서로의 역할에 충실할 따름인가... 

가고 온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이며 무엇을 더하고 빼고자 하는 것일까? 

 

퇴색된 육신은 근원으로 돌아 가는 것이 자연 만물의 이치라 하거늘 무슨 미련이 사무치도록 남아서인가 눈속에서도 메마른 육신을 차마 떨구지 못하고 서있다.

 

삶은 언제나 공평하다고 한다. 그것이 맞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더러 불공평이 눈에 들어 오기도 하고 소위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언제나 뚜벅뚜벅 계단을 이용해야 하는 사람이 있다.

삶은 그래서 가끔 사시를 뜨게 한다.

그래도 더러는 버려진 주검들에서도 새로움은 발견되고 또 그렇게 그들이 지나쳐간 세월들을 돌아 보게 하고 새싹을 돋우기도 한다.

 

북한산성 승군 총대장이었던 성능대사가 1745년 간행한 북한지에 수록된 북한산성의 지도라고 한다.

중성문은 표시되었으나 수문은 보이지 않는다. 이것으로 본다면 오늘날 산님들이 많이 하는 14성문종주는 수문을 제외한 13성문으로 함이 타당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중성문에는 오늘도 산님들이 북적인다. 식사시간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적지 않은가 싶다. 

 

칼바위다. 오늘은 북한산에 안개가 많아 멀리 봉우리들이 보이지 않는다. 멀지도 않은 칼바위도 안개가 덮고 있어 그 모습이 선명하지가 않다.

 

칼바위로 가는 길에 굽은 소나무가 하늘을 향해 팔을 휘저으며 한바탕 춤을 추고 있는 듯하다.

속담에 굽은 소나무가 선산지킨다고 했던가. 산은 이들이 있어 멋과 맛이 더해지고 있지는 않은지...

 

칼바위 초입에 예도를 들어 알려주는 양 바위가 우뚝하니 서있다.

 

발바닥을 닮은 바위가 있다. 

그다지 우악스럽지도 않고 위압적으로 다가오지도 않는 것으로 보아 난폭한 자의 발은 아닌 듯싶다.

 

길은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곳에도 있고 또 생각하지 못한 모양으로 자리하는 경우가 많다.

세상사 삶의 길도 역시 그러할지나 더러 버겁고 때로는 놀랍다.

 

물고기의 모양을 하고 있는 듯해 담아보려 했으나 그렇게 보이는 지점에서 담지 못하고 그나마 보이는 곳에서 당겨 담았는데 이젠 그 모습이 물고기를 닮지 않았다. 삶의 과정에서도 이러한 경우와 유사한 경험을 가끔하게 되는 것 같다.

 

칼바위능선 내리막 길에 서있는 바위다. 상어를 생각하게 하는 모양을 하고 있다. 

이것이 칼을 연상하게 한다고도 한다.

 

칼바위능선의 옆면의 한 모습이다. 칼을 세워 놓은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고기의 모양을 닮은 바위다. 물에 있어야 할 물고기가 산에 올라와 있으면서도 미소를 짓고 있다. 

무엇이 즐거운 것일까 아니면 즐거우려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일까...

 

다래옹달샘이다. 수년전의 수질검사 결과가 붙어 이는데 음용적합이라고 되어 있다.

 

등로 아래쪽에 새모양을 한 바위가 알을 품고 있는 듯한 모습을 하고 등로 쪽을 바라 보고 있다.

 

이것이 자연상태라면 참으로 멋들어진 원탁의 작품이 아닐 수 없다. 

 

 

작은 입석대라 해야 할까? 그러기엔 너무 작은 듯하지만 그래도 모양을 내긴 한 듯하다.

 

세월은 시간 위에 시간을 더하는 것일까? 가는 세월에 남겨지는 것은 흔적일까? 잔해일까?

삶은 유수라 했으니 아무것도 없이 남겨지는 것은 오직 기억과 추억뿐일까?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길에 적막감이 함께 하는 듯하다. 

 

등로를 따라 내려오니 기도원의 성벽같은 담을 옆으로 하고 계곡으로 내려 선다.

 

개울을 건너니 냉골공원지킴터다. 이 길로 올라가면 유석 조병옥박사의 묘소가 있고 그 어디쯤에선가 능선으로 올라서면 하트바위가 있다고 하는 것 같다. 오늘은 이렇게 앎을 더했다는 것에 만족하고 다음을 기대해 본다.

 

 

오늘도 안전한 산행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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