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인 이야기

[그리운 것은 산 뒤에 있다] -김용택

by hwang706@hanmail.net 2023. 10. 23.

[그리운 것은 산 뒤에 있다] 

 

그리운 것은 산 뒤에 있다

                                -김용택

 

이별은 손 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벗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 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 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시인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 -조병화  (1) 2023.11.20
[11월의 느티나무] -목필균  (0) 2023.11.08
[곁에 없어도] -조병화  (0) 2023.10.19
[해는 기울고] -김규동  (0) 2023.10.16
[오매, 단풍 들것네] -김영랑  (0) 2023.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