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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야기

[산정에서]

by hwang706@hanmail.net 2023. 9. 5.

[산정에서]

 

 

산정에서

 

그리움이 떠도는 자리

세월마저 풀어 헤치고

허기진 바람에

물결처럼 일어나는 백발이여

 

빛바랜 햇살이면

모습 더욱 아련해

비워진 가슴엔

속절없는 세월만 차오르고

 

눈가에 멀면 마음마져 따른다던가

애써 감춘 아픔이 내 몰래 고개들면

한(恨)처럼 매듭진 사연은 오늘도

능선따라 피멍으로 잠기려는데

 

휘도는 바람이

삼켜버린 인연

소리도 못 할 눈길에

끝내 부서지는 눈물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