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그늘] -김현승
5월의 그늘
-김현승
그늘,
밝음을 너는 이렇게도 말하는구나
나도 기쁠 때는 눈물에 젖는다.
그늘,
밝음에 너는 옷을 입혔구나
우리도 일일이 형상을 들어
때로는 진리를 이야기한다.
이 밝음, 이 빛은
채울 대로 가득히 채우고도 오히려
남음이 있구나
그늘―너에게서……
내 아버지의 집
풍성한 대지의 원탁마다
그늘,
오월의 새 술들 가득 부어라!
이팝나무―네 이름 아래
나의 고단한 꿈을 한때나마 쉬어 가리니……
(김현승·시인, 1913.4.~1975.4.)
김현승(金顯承)
호(號)는 다형(茶兄)이며, 이름하여 눈물과 보석과 별의 시인이다.
숭실전문학교 시절 양주동, 이효석의 강의를 들의며 습작하였으며 학보에 발표한 <쓸쓸한 겨울 저녁이 올 때 당신들은>이 양주동교수의 추천으로 동아일보에 게재되면서 등단하였다.
자신의 4살 아들이 병을 얻었으나 전쟁으로 인한 물자 빈곤 그리고 가난으로 약도 제대로 쓰지 못한 채 잃게 되었고 시 <눈물>에 그 애통함을 담았다 한다.
1957년 첫 시집 <김현승 시초>를 발간하고 1958년 제1회 한국시인협회 수상자로 결정되었으나 수상을 거부하여 화제가 되었다. 1960년 교수로 몸 담고 있던 조선대학교의 문리과대학장 자리를 사절하고 모교인 숭실대학교 부교수로 취임 1964년 교수로 승진되었으며 문리대 학장을 역임했다.
1968년 3번째 시집 <견고한 고독>을 발간하였으며 인간의 근본적인 허무로 인한 고독의 발견을 노래했다. 견고한 고독은 현실에 타협하지 않고 홀로 맛서 시대를 거부하는 자신의 내면의 의지였던 것이다. 1970년 4번째 시집 절대고독에서도 이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무렵 <한국 현대시 해설>을 간행했다.
1973년 <김현승 시선집>을 출간하고 '서울시문화상(예술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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