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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야기

[그대 슬퍼마라]

by hwang706@hanmail.net 2023. 4. 26.

 

 

그대 슬퍼마라

                                        - 마당바위

 

그대 슬퍼마라

그리움도 외로움도

사랑이 잉태한 모습이러니

무엇이 사랑 아니라 말할 것인가

 

시간은

퇴락할 순간의 유희에 물들고

훌쩍 떠나며 흘기듯 돌아본 눈길은

바람에 기대어 가벼움을 더했다

 

세상은 그저 알 듯 말 듯 지나가는 것들 뿐

떨리는 손가락 들어 가슴을 쓸고

상처로 되메우는 바람같은 기억도

버려진 노트 위에 박제가 되어 가고

 

떠나야 할 때를 안다는 것은

그리움이 남아 있을 때를 말함인가

그대 마주한 강 언저리 물안개 지워지면

낯설은 민낯이 서글프다

 

내 무엇을 말하랴

찬바람 우는 시간 초롱꽃 지쳐가는 저녁이면

소리도 못 할 비명속 타드는 울음으로

마음 더욱 하얗게 사위어 가는 것을

 

 

 

# 사랑은 오히려 아픔에 가까울지도 모를 일이다.

  사랑은, 누군가 또 무엇인가를 지켜보며 기다린다는 것의 옭조임으로부터 감내해야 하는 타드는 상처의

  시간 속에서 오직 버릴 수 없는 그리움으로 하여 서글픈 투명한 떨림 같은 것.

  그리하여 마침내 가벼운 눈가림마저 떠나고 메마른 공간에 제각각 내던져졌을 때 마주한 민낯에 놀라지

  않음이 오히려 이상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리움은 어이하여 시간의 울타리에서 바람처럼 맴도는 한숨같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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