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슬퍼마라
- 마당바위
그대 슬퍼마라
그리움도 외로움도
사랑이 잉태한 모습이러니
무엇이 사랑 아니라 말할 것인가
시간은
퇴락할 순간의 유희에 물들고
훌쩍 떠나며 흘기듯 돌아본 눈길은
바람에 기대어 가벼움을 더했다
세상은 그저 알 듯 말 듯 지나가는 것들 뿐
떨리는 손가락 들어 가슴을 쓸고
상처로 되메우는 바람같은 기억도
버려진 노트 위에 박제가 되어 가고
떠나야 할 때를 안다는 것은
그리움이 남아 있을 때를 말함인가
그대 마주한 강 언저리 물안개 지워지면
낯설은 민낯이 서글프다
내 무엇을 말하랴
찬바람 우는 시간 초롱꽃 지쳐가는 저녁이면
소리도 못 할 비명속 타드는 울음으로
마음 더욱 하얗게 사위어 가는 것을
# 사랑은 오히려 아픔에 가까울지도 모를 일이다.
사랑은, 누군가 또 무엇인가를 지켜보며 기다린다는 것의 옭조임으로부터 감내해야 하는 타드는 상처의
시간 속에서 오직 버릴 수 없는 그리움으로 하여 서글픈 투명한 떨림 같은 것.
그리하여 마침내 가벼운 눈가림마저 떠나고 메마른 공간에 제각각 내던져졌을 때 마주한 민낯에 놀라지
않음이 오히려 이상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리움은 어이하여 시간의 울타리에서 바람처럼 맴도는 한숨같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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