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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야기

[나에게 이야기하기] -이어령

by hwang706@hanmail.net 2023. 8. 2.

[나에게 이야기하기] -이어령

 

 

 

나에게 이야기하기

                                          - 이어령

 

너무 잘하려 하지 말라 하네

이미 살고 있음이 이긴 것이므로

너무 슬퍼하지 말라 하네

삶은 슬픔도 아름다운 기억으로 돌려주므로

너무 고집부리지 말라 하네

사람의 마음과 생각은 늘 변하는 것이므로

너무 욕심부리지 말라 하네

사람이 살아가는데 그다지 많은 것이 필요치 않으므로

너무 연연해하지 말라 하네

죽을 것 같던 사람이 간 자리에 또 소중한 사람이 오므로

너무 미안해하지 말라 하네

우리 모두는 누구나 실수하는 불완전한 존재이므로

너무 뒤돌아보지 말라 하네

지나간 날보다 앞으로 살 날이 더 의미 있으므로

너무 받으려 하지 말라 하네

살다 보면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기쁘므로

너무 조급해하지 말라 하네

천천히 가도 얼마든지 먼저 도착할 수 있으므로

죽도록 온 존재로 사랑하라 하네

우리가 세상에 온 이유는 사랑하기 위함이므로

 

 

 

이어령(李御寧) 1933. 12. 29.~2022. 2. 26.

국문학자, 소설가, 시인, 수필가, 문학평론가, 언론인, 교육자, 정치인으로서 활동했으며 노태우정부의 초대 문화부장관을 지냈으며, 췌장암으로 2022. 2. 26. 사망했다.

충청남도 아산군 온양면에서 출생. 부여고와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이후 동 대학원 철학석사 학위와 단국대에서 국어국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기고등학교 교사, 단국대 국어국문학 강사,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등을 역임했다.

 

주요저서로 거부하는 몸짓으로 이 젊음을(1963), 세 번은 짧게 세 번은 길게(1979), 축소 지향의 일본인(1982), 뜻으로 읽는 한국어 사전(1995). 디지로그(2006)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