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가슴에 7월이 오면]
중년의 가슴에 7월이 오면
- 이 채
탓하지 마라
바람이 있기에 꽃이 피고
꽃이 져야 열매가 있거늘
떨어진 꽃잎 주워들고 울지 마라
저 숲, 저 푸른 숲에 고요히 앉은
한 마리 새야, 부디 울지 마라
인생이란 희극도 비극도 아닌 것을
산다는 건 그 어떤 이유도 없음이야
세상이 내게 들려준 이야기는
부와 명예일지 몰라도
세월이 내게 물려준 유산은
정직과 감사였다네
불지 않으면 바람이 아니고
늙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고
가지 않으면 세월이 아니지
세상엔 그 어떤 것도 무한하지 않아
아득한 구름 속으로
아득히 흘러간 내 젊은 한때도
그저 통속하는 세월의 한 장면일 뿐이지
그대,
초월이라는 말을 아시는가!
이채(1961. 7. 27. 출생)
정신여고, 한성대 의상학과, 동국대 법학박사
1998년 현대문학에서 수필 등단. 2005년 한맥문단에서 시 등단.
제6회 노천명문학상(수필), 제3회 조지훈문학상(시) 등 수상.
중년을 주제로 한 많은 작품을 선보인 시인으로 주요 작품에는 "마음이 아름다우니 세상이 아름다워" "중년의 고백" "시가 있는 아침"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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