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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야기

[중년의 가슴에 7월이 오면] -이채

by hwang706@hanmail.net 2023. 7. 26.

[중년의 가슴에 7월이 오면]

 

 

 

중년의 가슴에 7월이 오면

                                      - 이 채

 

탓하지 마라

바람이 있기에 꽃이 피고

꽃이 져야 열매가 있거늘

떨어진 꽃잎 주워들고 울지 마라

 

저 숲, 저 푸른 숲에 고요히 앉은

한 마리 새야, 부디 울지 마라

인생이란 희극도 비극도 아닌 것을

산다는 건 그 어떤 이유도 없음이야

 

세상이 내게 들려준 이야기는

부와 명예일지 몰라도

세월이 내게 물려준 유산은

정직과 감사였다네

 

불지 않으면 바람이 아니고

늙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고

가지 않으면 세월이 아니지

 

세상엔 그 어떤 것도 무한하지 않아

아득한 구름 속으로

아득히 흘러간 내 젊은 한때도

그저 통속하는 세월의 한 장면일 뿐이지

 

그대,

초월이라는 말을 아시는가!

 

 

 

이채(1961. 7. 27. 출생)

정신여고, 한성대 의상학과, 동국대 법학박사

1998년 현대문학에서 수필 등단. 2005년 한맥문단에서 시 등단.

 

제6회 노천명문학상(수필), 제3회 조지훈문학상(시) 등 수상.

 

중년을 주제로 한 많은 작품을 선보인 시인으로 주요 작품에는 "마음이 아름다우니 세상이 아름다워" "중년의 고백" "시가 있는 아침"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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