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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야기

[쉰살 즈음에] -천상병

by hwang706@hanmail.net 2023. 4. 18.

 

쉰살 즈음에

                                    -천상병
 
늙어가는 것이 서러운게 아니라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는게 더 서럽다

내 나이 쉰 살....
그 절반은 잠을 잤고
그 절반은 노동을 했으며
그 절반은 술을 마셨고
그 절반은 사랑을 했다

어느 밤....
뒤척이다 일어나
내 쉰살을 반추하며
거꾸로 세어 본다

쉰, 마흔아홉, 마흔여덟, 마흔일곱
아직 절반도 못 세었는데
왠지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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