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살 즈음에
-천상병
늙어가는 것이 서러운게 아니라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는게 더 서럽다
내 나이 쉰 살....
그 절반은 잠을 잤고
그 절반은 노동을 했으며
그 절반은 술을 마셨고
그 절반은 사랑을 했다
어느 밤....
뒤척이다 일어나
내 쉰살을 반추하며
거꾸로 세어 본다
쉰, 마흔아홉, 마흔여덟, 마흔일곱
아직 절반도 못 세었는데
왠지 눈물이 난다.
'시인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마다 봄이 되면] -조병화 (1) | 2023.04.20 |
---|---|
[귀천] -천상병 (0) | 2023.04.19 |
[봄비] -이수복 (0) | 2023.04.18 |
[산으로 가자] (0) | 2023.04.05 |
[3월의 연가 -북한산에서] (0) | 2023.03.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