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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이야기

[운탄고도(運炭高道)에서 산죽 숲을 만나다 -1]

by hwang706@hanmail.net 2023. 8. 23.

[운탄고도(運炭高道)에서 산죽 숲을 만나다 -1]

 

시원함이 느껴지는 추분의 날 동아등산 컬럼비아FT팀과 동반산행을 나셨다. 오래전의 산행을 정리한 것이다.

하늘이 맑고 구름이 한가로운 전형의 가을날씨에 바람의 느낌이 좋은 날이다.

 

만항재~운탄고도~산죽숯~운탄고도~만항재

 

당초 계획한 산행코스를 이탈하여 진행하다 보니 리딩자가 길을 잃고 말았다. 당혹스럽고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만 것이다. 보다 나은 멋을 보여주기 위한 발로에서 연유한 것이리라 생각되지만 역시 산에서는 고집을 부릴일이 아님을 다시금 경험하게 된 귀중한 날이다. 엄홍길대장의 모광고에서 "산을 내 마음대로 하려 하지 마라"고 한 대사가 왠지 자꾸 되뇌여 지는 날이다. 

 

 

만항재를 알리는 표지석이다.

 

만항재는 해발 1,330m로 태백과 영월 정선 3개 시군의 경계가 되는 곳으로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로 갈 수 있는 포장도로 중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고 한다. 봄부터 가을까지 갖가지 야생화가 어우러진 수려한 풍광을 보여주고 겨울이면 눈으로 덮힌 순백의 세상을 보여주는 곳 만항재는 고향을 떠나 화전을 일구던 이들과 석탄을 캐던 광부들이 고향을 그리며 재를 올리던 곳이란 의미에서 망향(望鄕)재에서 유래되었다는 설과 고려의 유민들이 고향을 그리며 재를 올리던 곳이라는 설 그리고 두문마을에 의해 두문동재가 생겼듯이 만항마을에 의해 생겼다는 설 등이 있다.

 

운탄길, 운탄고도로 진행한다.

 

둥근이질풀이 꽃말 새색시에 걸맞게 풀잎 사이로 수줍은 듯 얼굴을 내밀고 있다. 예쁜 모습과 달리 이질이라는 질병이 이름이 된 것은 이질에 특효가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봄에 피는 민들레꽃이 9월에도 피어 있다. 철이 없는 걸까 철을 잊은 것일까?? 

민들레는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종류의 들풀이기도 하지만 약성의 다양함으로 귀하게 대접받아야 할 풀이기도 하다. 민들레는 종기를 치료하고 열로 인한 독을 풀어 주며 땀을 잘 나게 하고 변비를 치료한다. 또한 흰머리를 검게하고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하고 갖가지 눈병에도 효과가 이다고 한다.

 

멀리 함백산 정상이 보인다.

 

붉은 색의 천남성 열매가 화려함으로 다가온다. 독성이 강하여 옛날에는 사약의 재료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백운산 두위봉(?)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파란 하늘이 가슴을 시원하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함백산 정상을 다시금 담아 본다.

 

투구꽃이다. 독이 있는 식물로 뿌리에 강한 독이 있으며 초오(草烏)라고 하여 한방에서는 극약으로 쓰인다. 조선시대에 사용한 사약은 내의원에서 만들었는데 그 내용을 비밀리에 하여 제조방법을 남기지 않았기에 사약에 사용한 재료도 명확히 밝혀진 것이 없다고 하는데, 다만 극약의 재료로 부자, 비상, 초오, 천남성 등을 응용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초오가 투구꽃이다.

 

운탄고도길을 지나 능선으로 올라 가면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것 같으나 철책으로 둘러 놓은 군초소 건물같은 곳을 지나 좌측으로 진행한다.

 

산죽군락지다. 단순한 군락지라기 보다는 온 산이 산죽으로 덮혀 있는 산죽숲이다. 이 정도의 산죽숲은 아마도 다른 곳에서 보기 어려울 듯하다.

 

이 산죽숲 안에는 고사목도 많다. 죽어 쓰러져 있는 크고 작은 나무로 인해 걸음이 어려울 때도 있다. 사실 길이 없는 길을 가고 있어 오지 개척산행을 하고 있는 것과 같아 나무가지를 꺽고 산죽을 밟아 넘기며 길을 내면서 걷는 것 자체가 쉽지는 않다. 이미 산죽숲으로 들어 서며 선두가 길을 잃은 것 같다.

 

단풍나무가 잠시의 휴식을 준다. 봄철 냉해에 이상 가뭄에 이어진 물난리로 이상기후가 연속이었던 올해의 단풍은 어떤 모습일지 생각해 본다. 이 곳은 단풍이 멋들어지게 물들진 않을 것 같다.

 

이 처럼 넓게 퍼진 산죽숲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그 숲에서 키를 넘는 산죽을 헤치며 몇시간 동안을 헤매고 다니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 아닐 수 없다. 

 

자작나무이던가? 

안일과 나태로 굳어지려는 자신을 채찍질하며 제 허물을 벗어 버리고 새롭게 태어남을 준비하려는 것일까...

군더기 없이 곧게 뻗은 모습이 지조와 절개의 선비를 바라보는 듯하다.

 

작은 산죽들 사이로 투구꽃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엉겅퀴다. 국화과의 다년초인 엉겅퀴는 이를 먹으면 피가 엉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꽃은 6~8월에 자주색으로 피고 1m가 넘게 자라는 것도 있고, 맛은 달고 성질은 서늘하고 독이 없으며 간장과 비장의 신경에 작용한다. 피를 차게하고 출혈을 멎게 하며 어혈을 없애고 조그마한 종기를 제거하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먹는 방법은 신선한 것으로 5~10g을 씻어 생즙을 내어 복용하거나 달여서 복용하며, 외용시에는 찧어서 붙이거나 즙을 내어서 바른다. 엉겅퀴의 채취는 여름과 가을에 꽃이 활짝 피었을 때 포기를 베어 묵은 줄기를 베어 버리고 햇볕에 말리며 가을에 채취한 것이 좋다. 뿌리는 8~10월에 파서 깨끗이 씻어 햇볕에 말린다. 또한 엉겅퀴는 마시는 정력제라고 할 만큼 탁월한 정력강화 효과가 있어 생즙을 계속 마시면 잃었던 정력이 샘솟는 효험이 있다고 한다. 엉겅퀴는 열을 가할 수록 약효가 떨어지므로 생즙을 마시는 것이 좋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