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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이야기

[운탄고도(運炭高道)에서 산죽 숲을 만나다 -2]

by hwang706@hanmail.net 2023. 8. 23.

[운탄고도(運炭高道)에서 산죽 숲을 만나다 -2]

 

파란하늘에 메말라 가는 자주색의 엉겅퀴와 이미 꽃잎 떨어진 엉겅퀴가 묘한 대조를 보이며 조금은 처연하다.

 

세월은 이런 모습일까...비어버린 속과 괴기스러워 보이는 모습이 무상함을 가져다 준다. 버려짐과 남겨짐의 시간 속에서 빛남과 빛바램의 연결고리를 생각해 본다.

 

9월과 10월 사이에 짙은 보라색 꽃을 피우는 애수, 정의, 슬픈 그대가 좋아 등의 꽃말을 가진 용담꽃이라고 한다. 뿌리가 다른 들꽃들 보다 대단히 쓰다 그래서 용담이라고 불리게 되었을 듯하다는 것이며, 동의보감에는 이것을 햇볕에 말렸다가 황달, 이질, 대하, 습진 등에 쓴다고 되어 있다. 

옛날 어느 왕국에 페스트가 번지자 왕이 화살을 쏘면서 이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식물에 맞춰 달라고 신에게 기도했는데 날아간 화살이 용담의 뿌리를 관통했는지라 그 뿌리로 병을 치유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올라 온 봉우리가 바야흐로 개화를 앞두고 있다.

 

산죽숲에서 나와 운탄고도로 가기 위해 채탄을 하며 나온 돌들을 버려 둔 비탈면을 통해 이동한다.

발을 디딘 곳이 힘없이 밀려 내려가 걷기가 상당히 힘들고 조심스럽다.

아래 쪽으로 운탄길과 함께 함백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보인다.

 

당귀의 열매라고 하는데 당귀(當歸)는 부인병에 특히 효과가 있으며, 이름에 나타나 있는 그대로 사람의 몸을 원래의 상태로 돌려 놓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강하게 뻗어 내려 간 마루금을 다시한번 담아 본다.

 

무슨 꽃인지는 알지 못하지만 아주 작은 꽃이 상당히 예븐데 똑딱이의 한계로 담지 못해 아쉽다.

 

길은 검은 색의 돌로 깔려 있다.

 

내려와 올려다 본다. 위쪽으로 무너져 내리는 경사면을 위험하게 걸어 왔던 곳이 검게 보인다.

 

탄광 자리에 산림을 복구했다는 비석이 세워져 있다.

 

탄광의 갱도에서 물이 흘러 나오고 있는데 물색이 철분이 많아 누렇다.

 

산상의 화원 답게 많은 들꽃들이 피어 있다.

 

용담꽃은 흔하지 않아 보기 쉽지 않은 귀한 꽃이라는데 이 곳에는 군데군데 군락을 이루며 피어 있다.

 

오늘은 저 봉우리 하나를 오르지 못하고 산죽숲을 오가다가 운탄길로 다시 내려왔다.

 

우측의 봉우리도 오르지 못하고 아래 쪽에서 우측과 좌측으로 오르 내리다가 운탄길로 내려 선 것이다.

 

앞쪽 봉우리의 하단부 우측이 오늘 걸었던 산죽숲이다. 

 

원점회귀 산행이 되었다. 만항재에 설치된 야생화축제 행사장의 안내도다. 

 

오늘 오지 개척산행을 하듯 4시간여를 길도 없는 산죽숲을 헤치며 오르내린 산길의

안전산행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