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탁동시(啐啄同時)]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말이 있다.
병아리가 부화 시기가 되면 알 안에서 껍질을 깨려고 아직은 여린 부리로 자신의 힘을 다해 쪼아댄다.
세 시간 안에 나오지 못하면 질식해 죽으니 사력을 다해 쫀다. 그것이 병아리가 안에서 쪼아댄다는 뜻의 '줄(啐)'이다.
이 때 어미 닭이 그 신호를 알아차리고 바깥에서 부리로 알 껍질을 쪼아 줌으로서 병아리의 부화를 도와 주게 된다.
이렇게 어미 닭이 밖에서 새끼가 두드리는 것을 봐가면서 알 밖에서 조금씩 쪼아주는 것을 '탁(啄)'이라고 한다.
줄과 탁이 동시에 일어나야 비로소 한 생명이 온전하게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일러 줄탁동시(啐啄同時)라고 한다.
비슷한 말로 '과숙체락(瓜熟蔕落)'이라는 말이 있다. 오이가 익으면 저절로 꼭지가 떨어진다라는 말이다.
달걀의 껍질을 깨보면 껍질과 흰자위, 노른자위 그리고 하얀 막이 있다. 그 막 안에는 산소가 있어서 병아리가 껍질을 깨고 나오는 시간까지의 필요한 산소가 준비되어 있다는 것이다. 참으로 놀라운 사실이다.
준비된 산소가 모자랄 정도로 껍질을 깨는 시간이 늦어져서는 안되는 이유이다.
또한 기다릴 때는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어미 닭이 성급하게 먼저 쪼아서 알을 깨버리면 병아리는 정상적으로 부화하지 못하고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치로 나뭇가지에 붙어 있던 나방이 나비가 되기 위해 마지막 날개 죽지를 고치 속에서 빼내려고 몸부림치며 퍼덕일 때 고치를 찢어 주었더니 오히려 나비는 꼬랑지를 땅에 끌며 날지 못하더라는 것이다.
이것이 줄탁동시(啐啄同時)의 진정한 핵심 요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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