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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야기

[다시 9월] -나태주

by hwang706@hanmail.net 2023. 9. 20.

[다시 9월] 

 

 

 

다시 9월

                          -나태주

 

기다리라 오래 오래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지루하지만 더욱

 

이제 치유의 계절이 찾아온다

상처받은 짐승들도

제 혀로 상처를 핥아

아픔을 잊게 되리라

 

가을 과일들은

봉지 안에서 살이 오르고

눈이 밝고 다리 굵은 아이들은

멀리까지 갔다가 서둘러 돌아오리라

 

구름 높이 높이 떴다

하늘 한 가슴에 새하얀

궁전이 솟아올랐다

 

이제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을 사람은 남게 되는 시간

기다리라 더욱

오래 오래 그리고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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